[column]십상시(十常侍)의 역사와 현대적 함의


1. 십상시의 기원과 발흥


환관 제도는 고대 중국에서 왕실의 여성을 보호하고 궁중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나라 말기에 이르러 이 제도는 극단적인 권력 집중의 도구로 변질되었다. 한 영제(永帝, 재위 106-125)와 한 헌제(獻帝, 재위 189-220) 시기에 십상시의 권력은 절정에 달했다.


십상시는 장양(張讓), 조충(趙忠), 마갈(馬臯), 조준(趙岧), 장봉(張奉), 곽세(郭勢), 두섭(杜曾), 반형(夏恆), 안현(袁宏), 정중(程祟)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하층민 출신으로, 궁중에 들어와 환관이 된 후 권력의 정점까지 올라선 인물들이었다.


2. 십상시의 권력 장악 과정


십상시는 황제의 신임을 얻기 위해 아첨과 술수를 동원했다. 그들은 황제의 취향을 파악하고 즐거움을 제공하는 한편, 외부 정보를 차단하여 황제를 고립시켰다. 이를 통해 황제의 귀와 눈을 장악했다.


관료 체제 장악을 위해 십상시는 자신들의 측근을 요직에 앉히고, 반대파를 숙청했다. 특히 당시 청렴결백으로 유명했던 진당(陳蕩)과 같은 인물들을 모함하여 제거했다. 


경제적으로는 관직 매매, 토지 독점, 상업 이권 장악 등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권력과 돈의 야합은 국가의 근간을 좀먹는 지렁이와 같았다.*


3. 십상시의 주요 인물들


장양(張讓)은 십상시의 수장 격으로, 황제의 총애를 받아 중요 국사에 깊이 관여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반대파를 숙청하고 측근들을 고위직에 앉혔다.

조충(趙忠)은 뛰어난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여 조정의 실권을 장악했다. 그는 특히 외척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기타 인물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예를 들어, 곽세(郭勢)는 군사권을 장악하여 십상시의 실력자로 부상했다.

4. 십상시가 한나라에 미친 영향


십상시의 전횡은 한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정치적으로는 관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부패가 만연했다. 유능한 인재들은 등용되지 못하고, 십상시와 결탁한 이들만이 출세했다.


경제적으로는 십상시의 독점으로 인해 시장 질서가 붕괴되었다. 그들은 토지를 독점하고 상업 이권을 장악하여 일반 백성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졌다.


사회적으로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 권력과 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사회 전반의 윤리 의식이 무너졌다.


5. 십상시의 몰락


십상시의 몰락은 동탁(董卓)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혼란한 정국을 틈타 동탁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앙 정계에 진출하자, 십상시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결국 한 헌제가 동탁에 의해 폐위되고 새로운 황제가 즉위하면서 십상시의 운명도 끝이 났다. 대부분의 십상시 구성원들은 처형되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6. 동서양의 유사 사례


환관 정치는 비단 중국만의 현상은 아니었다. 로마 제국에서도 환관들이 황제의 측근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나르세스(Narses)라는 환관은 유스티니아누스 1세 시대에 제국의 실세로 군림했다.


오스만 제국의 경우, 하렘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술탄의 측근들이 권력을 휘둘렀다. 발리데 술탄(Valide Sultan)이라 불리는 술탄의 어머니가 실질적인 권력자로 군림한 시기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시대 연산군 때의 김순손, 중종 때의 김안로 등이 환관 전횡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7. 현대 사회의 십상시 현상


현대 사회에서도 십상시와 유사한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정치권력 주변의 비선 실세들, 재벌과 그들의 측근들, 연예계의 숨은 권력자들이 그 예다.

최근 한 대기업 총수의 비서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현대판 십상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8. 십상시 현상의 현대적 함의


십상시의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권력 구조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비공식적이고 음성적인 권력 행사는 결국 국가와 사회 전체에 해악을 끼친다.

둘째,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중요하다. 어느 한 집단이나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필연적으로 부패와 전횡이 뒤따른다.

마지막으로, 시민 사회의 감시 역할이 중요하다.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십상시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일 것이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 액턴 경(Lord Ac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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